사무실에서 컵라면 먹어서 욕 먹음
금요일 회식하고 어제 토요일이 당직 개념으로 혼자 출근했는데(근무표 일정상 저만 출근이였음) 어쩐 일로 부장님이 먼저 와 컵라면에 물 붓고 계시더군요. 얼굴은 빨갛고 술도 덜 깬듯하고 출근은 집에 있기 싫어 그냥 나온 듯 했어요. 부장님은 머쓱했는지 제껏도 챙겨주시길래 감사하다 하고 받아서 휴게실로 가려는데, 부장님이 그냥 본인 자리 옆 테이블에서 같이 먹자고 어차피 사무실 이렇게 둘만 있을거라해서 '네' 하고 먹었습니다.
부장님이 먼저 다 드시고 화장실 간 사이에 평소 사이 안 좋은 과장 A가 출근하네요. 저를 보자마자 한숨 쉬면서 사무실에서 컵라면 먹는다고 뭐라 하네요ㅎㅎ상황 설명할려고 하는데 제 말을 듣지도 않고 본인 할말만 '사무실에서 컵라면 먹는 무개념' 이라며 다다닥 쏘아댑니다. 아마 이때다 싶어 더 뭐라고 한듯해요. 소리가 좀 커서 화장실에 계시던 부장님이 듣고 나와 화를 버럭 내고 A 과장은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됐는지 어버버 거리네요.
그렇게 일단락 되고 어색한 점심까지 지난 후, 잠시 창고에 내려가면서 A 과장이랑 마주쳤는데 아침에 있었던 일 이야기 하면서 왜 말을 빨리 안했냐고 제 탓을 하는데 그걸 또 부장님이 윗 계단에서 들었네요. 부장님이 흡연장 가는 길에 들었다고 여기서 저에게 또 뭐라하냐고 그 A 과장에게 이야기 좀 하자면서 둘이 흡연장으로 가네요. 그렇게 사무실에서 제 할 일하고 있다가 부장님 전화가 와서 저보고 급한 일 없으면 먼저 퇴근하라고 본인이랑 A 과장 있으니 굳이 있을 필요 없다고해서 '네'하고 갔습니다. 내일 출근이 기다려지네요.
사무실에서 컵라면 먹어서 욕 먹음_베플
부장님이 남편으로서는 빵점이지만 상사로서는 100점이시네요.
진짜 별의 별 사람이 다 있네요. 그런 또라이는 두번이나 부장한테 혼나도 결국 본인 탓 할거에요. 그러길래 왜 진작 말을 안해줘서 사람을 이렇게 만드나 생각할걸요. 제 주변에 딱 그런 사람이 있어서 글만 읽어도 숨이 탁탁 막히네요.
재밌다ㅋㅋ뒤집어 쓰지 않아서 다행이고 일찍 퇴근해서 개 이득
사무실에서 컵라면 먹어서 욕 먹음_me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 회사라지만 저런 사람을 볼 때면 이해가 안됩니다. 이유 없이 자신의 기준에서 맘에 들지 않는 것 하나로 사람을 괴롭히는 인성으로 회사 생활을 하고 과장이라는 자리에 올라 있다는게 말이죠. 저런 사람이 당장에 업무 능력이 좋아 실적을 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멀리 보았을 때는 회사의 미래에도, 같이 일하는 일원들의 정신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될 겁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저나 많은 분들처럼 밥 벌이를 위해 회사 생활은 해야하고 저런 사람을 안 만난다고 확신할 수도 없으니 그저 덜 이상하고, 덜 인성이 나쁜 사람이기를 간절히 비는 수 밖에요. 그나마 글에서처럼 A 과장 같은 '또라이 보존의 법칙'과 반대의 부장님 같은 '정상인 보존의 법칙'이 있음을 믿으며 버틸 수 밖에요. 각박한 현실에 찌들어 스스로를 다독여 주는 법을 잊어 버린 여러분들 대신하여,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힘겨운 사투를 이어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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