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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내 돈 빌려가는 엄마 힘드네유

by 김여사 부자 만들기 2023.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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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빌려가는 엄마 힘드네유

저는 올해 22살 대학생 3학년이에요. 그런데 부쩍 요즘 삶이 힘드네요. 힘든 이유라 함은 자잘하게 뭐가 많지만 엄마가 가장 큰 이유 같아요. 저희 엄마는 올해 54살이세요. 힘이 닿는 데까지는 일을 하시겠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계셔서 마트에서 일하며 월급도 받으신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엄마는 항상 돈이 없어요

제가 고등학생 때도 알바를 하면 알바비 20~30만 원씩 빌려가셨다가 몇 주 내로 갚으시고는 했어요. 성인이 된 후에도 알바를 했는데 그땐 돈의 액수가 커지더라고요. 50만 원씩 빌려가셨다가 몇 달 내에 갚으시고는 했거든요. 근데 문제는 1~2년 사이에 돈을 빌려가시고는 안 갚으세요. 적게는 50만 원부터 많게는 100만 원 등 전부 빌려가신 돈이 800만 원쯤 돼요.

엄마가 하는 말은 맨날 똑같아요, 내년에 갚을게, 약속 지킬게, 못난 엄마라 미안하다. 저도 이젠 지겹네요. 엄마가 빌려달라는 돈 때문에 깨뜨린 적금만 3개 정도예요. 사실 어제도 적금꺠고 엄마한테 150만 원 빌려주고 왔답니다. 하도 급하다고 해서 수업도 안 가고 은행 갔어요. 적금 깨고 학교 가는 길에 날씨며 주변 나무며 이쁘던데 길 걷다가 정말 눈물이 나더군요. 서러워서 흘린 거 같아요. 서러워서

제가 가장 의문인 점은 엄마가 매번 빌려가는 돈을 어디다 사용하시는지 저는 모른다는 거예요. 물어봐도 화만 내고 절대 말 안 해줘요. 물어보면 엄마를 못 믿는 거냐며 당장 내일이라도 대출받아서 니 돈 갚아준다고 화를 내세요. 난 그냥 어디다 그 돈을 쓰는 건지 물어본 거밖에 없는데, 차라리 엄마가 도박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그럼 어디다 쓰는지 출처라도 알게 되니 답답한 속이 풀릴까 싶어요.

엄마가 저한테 빌리는 액수가 많아서 집에 여유가 있다고 오해하실 것 같은데 아니에요. 임대 아파트 살고요. 대학교에 근로, 주말에 알바, 평일에 짬나면 대타도 뛰면서 살아요. 빨대 꼽히며 살 미래를 상상하게 되는 날이 많아지면서 누가 날 죽여줬음 해요. 피가 섞인 가족이래도 돈이 섞이는 순간 고달프더군요. 그냥 죽고 싶어요. 정확히 말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고 싶어요. 엄마가 돈을 진짜 갚을지가 의문이고 당장에 150만 원이 없는데 무슨 수로 이번 연도 안에 800만 원을 갚겠어요. 저더러 바보등신이래도 할 수 없어요. 부모가 뭐라고 날 낳아준 건 감사하지만 이런 삶을 바란 건 아니었거든요.

하루종일 잠만 자요. 수업 갈 생각은 있으나 몸이 너무 처지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날이 많아지네요. 엄마가 어딘가 빚을 내서 나한테 돈을 갚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모은 돈을 갚았음 하는데 그건 힘들 것 같아요. 일단은 그 돈을 어디다 쓰는지가 제일제일 궁금해요. 저 힘들어요 엄청나게. 요즘엔 자다가 물리적으로 숨이 안 쉬어질 만큼 속이 갑갑해요.

내 돈 빌려가는 엄마 힘드네유_베플

자기 팔자 가지가 꼰다고 하죠. 못 받는 거 알면서 꾸역꾸역 돈 빌려주고 신세 한탄해 봤자 달라지는 건 없어요. 현실 직시하시고 둘 중 하나는 그만두세요. 빌려주질 말던지, 신세 한탄을 하지 말던지요. 그리고 빌려간 순간 갚을 날 오기 전까지 돈이 되는 건데 그걸 왜 님이 간섭하세요. 마지막으로 고등학생, 대학생, 사회 초년생한테 돈 빌려가는 부모 정상 아니란 말 드리고 싶네요. 정상적인 부모는 자식 코 묻은 돈 안 뺏어갑니다.

네가 돈을 주는건 엄마를 도와주는게 아니라 엄마의 소비심리를 부풀리는 역활만 하는거니 돈 주지 말어. 엄마가 짜증내고 화내고 울고 하는거 무서워하지 말어. 엄마는 너가 옆에 없어야 돈 사고를 안친다. 더럽고 치사하다는 등 괜히 낳았네, 키운 돈이 얼마네, 애 키우면서 인생 조졌네 해도 귓등으로 흘리고, 못 흘리겠으면 그 집에서 살지 마. 자식을 부양하는 것은 부모의 의무지 생색낼게 아님. 자식은 부모를 부양할 의무가 없고 지금 야금야금 털리지 말고 나중에 엄마 사지운신 못할 때 요양비, 간병비 모은다 생각하고 따로 조금씩 모으면서 죄책감 덜어, 지금부터 단 한 푼도 주지 마

한 집에서 두 사람이 힘들 필요는 없습니다. 더 이상 엄마한테 돈 빌려주지 마세요. 그건 현명한 방법도 두 사람에게 도움 되는 일도 아닙니다.

내 돈 빌려가는 엄마 힘드네유_me

혈연 지간에도 돈 문제가 엮인다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게 한순간이 세상이에요. 그렇기에 본인이 엄마한테 돌려받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면 빌려준다는 명분으로 드리세요. 그게 아니라면 돈을 빌려주는 건 자제해야 합니다. 물론 엄마가 힘들어하시며 본인의 맘을 약하게 만드는 말들에 흔들릴 수 있겠지만 정신 차리셔야 해요. 지금도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본인이 힘든데 어떻게 엄마를 도와주려고 하나요. 본인이 잘 살고 건강해야 혹여 진짜 집에 큰일이 생겼을 때 대처 할 수 있을 거예요. 다만 정 엄마의 부탁을 거절하는 방법이 생각이 안 나신다면 그 상황에서는 정공법이 최고입니다. 앞서 시도했을 때 엄마가 화내고 싫은 티를 내셨겠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돈을 빌려달라시면 정확히 그 이유를 물어보시고, 정말 사실인지 확인하세요. 그리고 그 상황을 보고 본인이 판단하여 도움을 드릴지 말지를 정하시면 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같은 일들의 반복일 테니 본인을 계속 괴로워할 거예요. 그러다 의식하든, 무의식이든 엄마를 멀리하게 될 테고 지금 보다 더 상황만 악화시키게 될 거라 생각하네요. 부디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 다시 사이좋고, 건강한 부모와 자식 관계를 되찾기를 진심으로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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