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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담임이 밥 꽁짜로 먹으니 좋겠다고 한 말 21년이 지나도 아프네요

by 김여사 부자 만들기 2023.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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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이 밥 꽁짜로 먹으니 좋겠다고 한 말 21년이 지나도 아프네요

2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따금씩 생각이 나서 괴롭습니다. 자기 전에도 생각나고 일상 생활하면서도 생각나고, 제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런 말과 그런 수치심을 느껴야 했을까 그 상처가 지금까지도 날 괴롭힐까 이런 생각에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고요.

제가 5학년때 집이 가난하여 수급자로 급식 무상지원을 받았는데 반에서 저 포함 5명 정도 있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그 당시 담임이 40~50대 여교사였는데 저를 포함한 수급자 친구 5명을 반 친구들 모두가 보는 앞으로 불러 세우더니 '너희들은 좋겠다. 밥 공짜로 먹은 깨'라고 토씨하나 안 틀리고 말한 그대로 기억하고 있어요. 왜 그런 말을 하면서 창피를 주고 싶었던 건지, 정말 본인은 돈 내고 먹는 밥이 우리는 그냥 먹어서 배가 아파서 그런 건지 지금이라도 이유를 물어보고 싶어요. 그 순간 얼마나 민망하던지 쥐구멍이 있으면 숨고 싶고 눈물 나면 더 창피하니까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도 모른 체 바닥만 주야장천 봤던 거 같네요. 

저는 어렸을 때라 철도 없고 수급자라는 이유로 우유 급식 무상제공이라는게 어려운 가정을 도와주는 좋은 제도라는 생각은 1도 못한 체 그저 창피해서 날마다 집 가서 울고 엄마한테 언제까지 이거 해야 되냐고, 나 안 하고 싶다고 돈 내고 먹으면 안 되냐고 막 그랬거든요. 사실 지금도 다시 되새기니까 눈물이 나네요.

그 담임이 아직까지 살아계실지 모르겠으나, 살아계신다면 왜 그랬는지와 제게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면 사과를 받고 싶어요. 고등학생이 되었을 땐 좀만 더 커서 찾자 하고 대학생이 되었을 때는 취직하고 찾자 하던게 어느새 결혼하고 아이까지 있는 엄마가 되어 있더라고요. 아이를 낳고 보니 내 아이가 학교에서 담임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면 가슴이 미어질 것 같은데 교사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더더욱 울화가 치밀어요. 

저것뿐만 아니라 수학 문제를 풀어서 한명씩 줄 서서 채점받던 시간이 있었는데 제가 같은 문제를 두 번 틀리니까 머리를 손으로 세게 턱 치면서 '아이 멍청한 까시나야' 라며 했던 말도 기억나네요. 그때 제가 머리띠를 하고 있었는데 머리띠가 위로 슉 벗겨지면서 머리가 필도는데 눈에는 눈물 맺힌 상태로 다시 끼웠거든요. 그 장면도 잊히지가 않네요. 

집이 부유해서 간식도 넣고 했던 친구에겐 다정했고, 저는 가난한 집 딸이라 저렇게 떄리고 무시하고 해도 된다라는 마인드를 가진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고 정말 묻고 싶습니다. 스승의 날에 탁자에 수북이 쌓인 선물 하나씩 다 뜯어보던 것도 생각나네요. 저희 자습인가 시켜놓고요. 요리 재료 같은 거 가져와서 조별로 실습하던 날 누구는 비싼 재료 가져오고 저는 소금 가져갔었는데 소금하나 가져왔냐고 비웃었던 것도 어제 일처럼 선명하고요.

알아보니 그 담임 연락처 알아낼 수 있더라고요. 그 전에 조언을 좀 듣고 싶어서 글 쓰게 되었어요. 2002년 5학년 1반 ㅂㄷㅇ선생님 살아계시다면 지금도 같은 지역에 계신가요?

꽁짜로 먹으니 좋겠다고 한 말 21년이 지나도 아프네요_베플

진짜 인성 쓰레기 교사들 천국이었지. 그것들 길 가다 옛 제자한테 처맞았다는 기사 안 나는 걸로 봐선 우리나라 애들 진짜 착한 듯.

지금 교권 추락의 업보는 옛날 선생들인듯. 교권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릴 듯

저는 몸도 장애면서 정신도 미쳤냐고 하던 샘들이 있었어요. 특히 그때 저 장애하고 따돌리던 ㄴ들이 있었는데... 잃어버린 30년 노래 바꿔서 잃어버린 12년입니다. 저는 덕분에 대인기피증에 사람 싫어졌네요. 추락 이전에 근본 원인부터 생각하라 하고 싶네요. 강해지라는 채찍? 자살 안 한 게 용하다곤 생각 안 하나

그 시절 개인 감정으로 애들 체벌하는 교사들 많았었음. 체벌받고 자라서 결혼해서 자식 낳은 부모세대가 억울하게 그리고 이유 없이 선생들한테 맞을까 체벌 반대해서 없앤 건데 정말 그 시절 무식한 교사들 많았음. 지금 그때 당시 어이없게 맞았던 거 길 가다 마주치면 싸대기 날리고 싶고 따지고 싶음.

꽁짜로 먹으니 좋겠다고 한 말 21년이 지나도 아프네요_me

자격이 없는 스승을 만나 상처를 입은 글쓴이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네요. 절대 본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스승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자에게 거림 낌 없이 몰 상식한 행동을 한 그 사람의 잘못입니다. 충분히 사과를 받아야 하고, 설령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사과를 받지 못하더라도 본인의 잘못이 아님을 명심하면서 상처가 아물고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교권의 추락이라는 기사가 들려오는 요즘 같은 시기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아닐수 없네요. 물론 스승으로서 제자를 위한다는 전제하에 교육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한 곳이 학교니깐요. 그러나 스승이라는 역할을 지위나 어떠한 권한을 가진 존재로 인식한 체 행동한다면 그러한 악몽이 또 어디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옛날의 과오로 지금의 사회 현상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는 동감합니다. 하지만 저 역시 불우한 환경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도 제자에 대한 사랑으로서 저를 품어 주신 선생님이 계셨기에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된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옛날의 과오를 저지른 그 사람들을 비난만 할게 아니라 올바른 스승이 제자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를 알고 단순히 나라 정책과 같은 것에만 의지하여 교육 환경의 변화를 요구하지 말고, 각자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함께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제자이고 누군가는 스승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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