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당일에 헤어지고 나니 후폭풍 장난 아니네요
내년이면 서른입니다.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요. 잠도 겨우 1, 2시간 자고 좀 있으면 일 나가야 되네요. 3년 사귄 남자친구와 올해 초까지만 해도 결혼할까 고민했었지만 헤어집니다. 이유는 알코올 의존증이에요. 술을 정말 입에 달고 살아요. 본인은 절제를 매우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적게는 하루 맥주 1캔, 정말 떡이 될 때까지 마시면 소주 3병 정도 마셨어요. 음주 전혀 안 하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경악했지만 만나고 첫 1년 정도 지켜보니 본인 인생에 해가 될 정도는 아니라 참고 만났어요.
그런데 올해부터 점점 술 때문에 사고 치는 일이 잦아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술에 취해 길에서 행패 부리려는 거 저보다 30킬로는 더 나가는 남자친구 질질 끌고 억지로 택시에 잡아넣어서 남친 집까지 끌고 가 억지로 옷 갈아입히고 입 안 돌아가게 침대에 눕혔어요. 이걸 한 달에 한 번꼴로 하는 데다가 떡이 될 정도로 마시는 일이 더 잦아지는 걸 보고 점점 인내심이 바닥을 치고 있었어요.
그러나 남친이 11월에 출장 겸 여행으로 북미 갔는데 레이오버하는 공항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현지에서 캐리어도 잃어버리고 한국행 비행기도 놓쳐서 다음날 비행기 타고 온다는 소리에 결국 폭발했습니다. 전화로 헤어지자고 통보했는데 자기도 너무 충격이었다면서 이제 술 끊겠다고 빌길래 다시 받아주니 나아지는가 싶더니 크리스마스 당일에 일을 크게 치네요.
만나러 오기 전부터 술에 잔뜩 절어 오길래 왜 이리 술을 또 마셨냐고 뭐 하 하니 저 때문에 마신다고 소리 지릅니다. 제가 뭔 소린지 설명해 보라 하니까 진짜 취한 건지 취한 척하는 건지 몸만 비틀거리고 대답도 안 하길래 헤어지자고, 깨어나서도 연락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어제 구구절절 개인적으로 너무 힘든 일이 있어서 좀 마셨는데 저를 만난 기억이 전혀 없다고 하네요. 이게 말이 되는 건지..
그런데 정말 저 때문에 저 사람이 망가진 건지 의문이 듭니다. 남자친구가 먼저 부모님을 뵙고 싶다고 하길래 우리 둘 다 서로의 부모님에게 보여주기 부끄럽지 않게 일적으로 자리부터 잡자고 잔소리를 했는데 그거 때문이었을까요? 그동안 뒤치다꺼리 해준 게 너무 후회되네요. 연말이고 연애로 보낸 지난 3년 동안 나이 헛먹은거 같고 기반 없이 30대가 되어가네요. 정말 우울하고 미래가 캄캄합니다.
크리스마스 당일에 헤어지고 나니 후폭풍 장난 아니네요_베플
임신한채로 술 취한 남친 집으로 끌고 오고 애가 우는데도 술 취해 헤롱대는 남편 입 돌아갈까 걱정하며 살았을 생각 하면 앞이 더 캄캄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런 놈이랑 헤어졌는데 왜 미래가 어둡고 캄캄해요. 이제 광명이 들 것 같은데요. 다음엔 같이 발전 할 수 있는 사람 만나 발전하며 예쁜 삶 사세요. 30살이면 아직 뭐든 할 수 있는 나이예요. 축하해요.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본인 떄문에 망쳤나 생각하다니 아직 덜 대였네요. 결혼해서도 뒤치다꺼리 안 하려면 정신 차리세요. 술은 마실수록 늡니다. 처음에 절제가 되었겠지만 보신대로 앞으로는 더할 거예요. 잘 헤어지셨고 마음 단단하게 먹으세요.
크리스마스 당일에 헤어지고 나니 후폭풍 장난 아니네요_me
우선 축하드려요. 예쁜 나이 30살에 앞으로 이쁜 미래만 만들어 가실 수 있게 되었으니깐요. 남친과 헤어진 건 본인을 위해서 본인을 사랑하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도 올바른 선택이었어요. 왜냐하면 결혼까지 이어졌다면 불행한 인생을 보내게 될 본인과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할 주변 사람들의 미래를 바꾼 거니깐요.
본인 때문에 남친이 망가진 건지에 대한 의문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남친의 알코올 의존증은 절대 본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남친은 그저 자신이 술을 마시기 위한 구실이 필요했을 뿐이고 이미 헤어짐을 겪은 만큼 본인의 행동이 올바르지 못하다는 인지가 있었음에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는 건 의지가 없어서예요. 본인의 잘못을 개선할,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우선시하고자 할 의지가 말이죠.
이유를 찾지 마세요. 주어진 상황과 결과에만 집중하면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더욱 쉬워 질거라 생각해요. 물론 우울함과 걱정까지 모두 당장에는 해결되지는 못할 거에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순간을 추억하면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빛나고 있을 미래의 본인 모습에 더없는 행복을 느끼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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