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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그놈의 MZ세대...진짜 열 받아요

by 김여사 부자 만들기 2024.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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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MZ세대... 진짜 열받아요

저는 올해 30살의 중소기업 재직 중인 94년생 여자입니다. 팀에선 아직 막내입니다. 제 밑으로 없어요. 팀장님이 몇 달 전 MZ세대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저보고 MZ! MZ! 거립니다. 저는 경력직으로 입사한 지 1년 차고 성격이 밝은 편이에요. 그 MZ 단어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랑 항상 분위기 좋았는데, 그 이후로 팀장님이 그 단어에 재미가 들리셨는지 틈만 나면 저보고 오~엠지~요즘 들은 달라~ 아 역시 엠지세대~엠지엠지~

상황 1. (제가 치질 수술을 받았어요) 팀장 - 오랜만에 회식인데 술 마셔줘야지 / 저 - 아직 수술한 지 일주일도 안돼서 술 마시면 안 돼요 / 팀장 - 역시 엠지하서 요리조리 잘 피하네

상황 2. 팀장 - 이건 네가 처리해 봐 / 저 - 이거 기술팀한테 먼저 부탁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 팀장 - 엠지세대는 달라, 내가 계장시절에는 위에서 시키면 어쩌고 저쩌고 / 저 - 팀장님 그런 게 아니라 그쪽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작성해 줘야 나머지는 제가 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거예요 / 팀장 - 오키오키 엠지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상황 3. 팀장 - 00아 나 믹스 커피 한잔만... 아니다 요즘 엠지한테 이런 거 시키면 안 되지 하하하(원래 커피 심부름 단 한 번도 시킨 적 없었고 그런 거 하는 분위기도 아닌데 괜히 또 엠지 소리 하고 싶어서 저런 말 꺼낸 거예요) / 저 - 팀장님 장난 그만하세요. 진짜 정말 기분 안 좋아요 / 팀장 - 알지 알지 내가 꼰대라서 그런가 봐 00 이가 이해해 하하하

상황 4. (점심 직후) 과장 - 저희 커피나 한잔 할까요? 제가 사 올게요. 뭐 드실래요? / 팀장 - 그런 건 막내가 사 와야... 아 요즘 엠지는 그런 심부름... / 저 - 팀장님 정말 왜 그러시는 거예요. 정말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요즘 대체 왜 그러세요 / 팀장 - 와.. 허 참...

이렇고 사무실 분위기 싸해짐. 그래서 바로 과장님이 팀장님이 요즘 엠지에 꽂히셨네. 저도 그 프로 많이 봤는데 진짜 재밌더라고요. 이러시면서 분위기 풀어보려고 노력하시고, 다른 사람들은 막 어색한 웃음 지으셨어요. 저 상황이 있고 몇일 뒤에 오전 반차 쓰고 오후 출근하면서 팀장 치기 전에 화장실에 들렀는데, 복도에서 팀장이 다른 부서 팀장이랑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팀장 - 말하는 싸가지가 장난 아니야. 너 요즘 엠지세대 뭔지 아냐? 완전 바락바락 대들었다니까. 완전 엠지처럼? 예전엔 싹싹했는데 애가 갈수록 이상해져.

주어는 못 들었지만 제 이야기였죠. 저한테 말고는 팀장이 엠지거리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팀장은 제가 그 말 들은 줄 전혀 모르는 상황이고요. 아무튼 일도 쉽고 급여도 괜찮아서 그냥 참을라고 했는데 더 이상은 참기 싫어요. 그냥 퇴사할 생각입니다. 

그놈의 MZ세대... 진짜 열받아요_베플

정작 MZMZ 하는 팀장도 MZ면서 뭔 요즘 애들 이라니

자기 동생에게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일어날만한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죠. 이것도 직장 내 괴롭힘이죠.

엠지들이 싸가지 없긴 하지, 그런데 본인 말투도 보는 사람에 따라 좀 재수 없긴 한데 알려줄까? 상황 1(회식하면 안돼요 - 다음에 할 수 있을까요), 상황 2(이거 기술팀에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 이거 기술팀에 먼저 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상황 3(엠지한테 이러면 안 되지라고 했으면 - 아닙니다 타 드릴게요. 전 엠지 아니에요) 상황 4(왜 그러시냐고요 - 아닙니다 제가 사 올게요) 이렇게 좋게 넘어갈 수 있는 걸 못하니까 엠지엠지 소리 더 듣는 거야

팀장도 별로지만 본인도 성격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음. 예민하고 회사에서 본인이 공주인 줄 알고 일 잘하는 줄 알고 행동할 듯. 기술팀 거치는 거면 님이 직접 기술팀에 주면 되잖음. 

그놈의 MZ 세대... 진짜 열받아요_me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는 못한 게 아쉽지만 거부 의사를 밝힌 부하 직원에게 싫어하는 행동을 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것인가? 상사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 사회생활에 대한 어려운 길을 선택한 잘못된 방식의 결과인가? MZ이자 젊꼰(젊은 꼰대)인 제가 봤을 때는 둘 다 해당되네요.

상사와 부하를 떠나 어느 행동을 싫다고 표현한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같은 행동을 하는 건 괴롭힘이 맞습니다. 더욱이 상, 하 관계가 정해진 회사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진 일방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죠. 다만 정말 팀장님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행한 행동이라면 인간의 흉내를 내는 원숭이에 불과하지만, 어떠한 원인에서 비롯된 결과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아무리 수평적인 관계의 회사 분위기를 추구하는 요즘이지만, 엄연히 각자의 역할과 책임에 따른 권리를 주는 게 우리 사회 이자 회사입니다. 업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적정 수준의 대우와 우쭈쭈를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돌아가기 힘든데 현 대한민국 대부분의 회사 특성이거든요. 그러니 정식으로 팀장과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해결책으로 찾아보는 게 어떨까 싶네요. 

팀장이란 분과 잘 지내온 시간이 있었다고 하니, 원만한 해결이 이루어질 것 같아요. 다만 정말 팀장이 어떠한 행동을 함에 있어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이거나, 대화를 통한 해결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퇴사하시는 게 좋을 듯하네요.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본인의 행동에 조심성이 없다면 MZ세대라는 에피소드가 아니더라도 다른 것으로도 본인을 힘들게 할 겁니다. 팀장쯤 되는 사람이니 회사를 떠날 일이 없다면 본인이 떠나는 수밖에요. 그저 같은 회사원으로서 보다 나은 미래를 맞이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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